술의 역사와 문화

전통주의 세계화 : 한국 술의 해외 진출과 과제

꿀팁25 2025. 5. 2. 12:30

전통주의 세계화 : 한국 술의 해외 진출과 과제

서론 : K-콘텐츠를 넘어 K-주류의 시대를 준비하다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전통주가 한국의 차세대 대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일부 교민이나 식당 중심의 제한된 수출 시장에 머물렀던 한국 술이 이제는 ‘문화의 일부’로 인식되며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막걸리, 소주, 약주 등은 한국의 전통과 정체성을 담고 있는 주류로서, 그 자체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주의 세계화는 단순한 수출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해석, 규제 대응, 품질 유지, 브랜딩 전략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힌 도전과제입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 전통주의 해외 진출 현황과 그 가능성, 그리고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전통주 수출 확대 : 성장하는 글로벌 K-술 시장

최근 수년간 한국 전통주의 수출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통주 수출액은 약 1,100만 달러로 5년 사이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그 중심에는 막걸리와 소주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K-드라마 속 음주 장면이 시청자에게 자연스럽게 한국 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면서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넷플릭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한 전통 소주 브랜드는 방영 이후 미국과 동남아에서 급속히 인지도가 올라가며 수출량이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한국 술이 단순한 주류가 아닌 ‘경험과 이야기’로 소비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한 미국 내 한인 마트가 아닌 일반 슈퍼마켓, 일본의 편의점, 유럽의 아시안 푸드 전문점에서도 전통주가 진열되는 모습은 ‘특수식품’에서 ‘보편 식문화’로 진입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문화 번역과 브랜딩 전략 : 이름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

전통주의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문화 번역’입니다. 단순히 막걸리를 “Korean Rice Wine”이라고 번역하는 것으로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전통의 기술’, ‘지역 농산물’, ‘발효 건강주’ 등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인기 있는 한 전통주 브랜드는 ‘막걸리’라는 발음을 그대로 유지하되, ‘Naturally Sparkling Rice Brew’라는 부제를 달아 현지인에게 친숙한 발효 음료의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디자인 역시 중요합니다. 해외 소비자는 포장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정체성과 품질을 유추합니다. 전통 문양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병 디자인,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 사용은 단순한 시각적 매력을 넘어서 브랜드의 철학과 책임감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이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통주가 어떤 문화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브랜딩 전략입니다.

 

해외 진출의 현실적 장벽 : 주세법, 통관, 저장 문제

한국 전통주의 해외 진출에는 여러 규제와 물류상의 장벽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국가별 주세법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알코올 도수, 발효 방식, 원재료 성분에 따라 세율과 판매 허가가 달라지는데, 막걸리는 와인도 아니고 맥주도 아닌 ‘애매한’ 분류에 해당하여 세금이 높아지고 통관이 까다로워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두 번째는 저장 안정성입니다. 전통주, 특히 막걸리는 발효가 살아 있는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냉장 유지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수출 환경에서는 온도 유지가 어렵고 유통기한도 짧아, 제품 변질에 대한 위험이 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온 살균, 저온 살균, 무균 여과 등의 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전통 발효 맛이 손상될 수 있어 기술적 균형이 요구됩니다.

세 번째는 현지 유통 파트너 확보의 어려움입니다. 주류는 현지 유통 채널이 복잡하고, 라이선스 체계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수출 계약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한국 주류 브랜드가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유통 스타트업과 협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전통의 가치와 현대적 감성의 접목 :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

전통주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전통성과 현대성을 균형 있게 접목해야 합니다. 단순히 ‘옛 방식’을 강조하기보다는, 전통의 철학을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컨대, 프랑스의 와인은 지역성과 기후, 재배자의 철학을 브랜딩으로 삼아 전 세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한국 술도 각 지방의 이야기, 양조인의 가치관, 문화적 배경을 담아내야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다양한 지원책을 운영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통주 해외 홍보관’, ‘국가별 수출 가이드북’, ‘해외 시음회 지원’ 등을 통해 민간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자체 브랜드 개발과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창업자 중심의 전통주 스타트업은 온라인 기반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여, 비대면 시대에도 세계 고객과 연결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수출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와 정체성을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 술이 글로벌 식문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결론 : 한국 술의 미래는 ‘로컬에서 글로벌로’ 이어지는 문화의 흐름이다

전통주의 세계화는 단순히 술을 수출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문화의 일부분을 타국에 전달하고 공감받는 과정입니다. 이는 단기적인 경제 이익을 넘어, 한국의 정체성과 자긍심,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막걸리 한 잔 속에는 농부의 땀, 양조인의 철학, 그리고 수천 년간 이어진 발효 문화의 깊이가 담겨 있으며, 이 가치를 세계가 함께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기술 개발, 제도 개선, 문화 마케팅, 청년 인재 육성 등 복합적인 영역에서의 협업과 지속적인 투자입니다. 한국 술의 세계화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지금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언젠가 세계인의 식탁에 ‘막걸리’와 ‘소주’가 당당히 오를 날을 앞당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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